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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s

[북라이프] <무심하게 산다> : 있는 그대로 중년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40대 중년 작가의 에세이

무심하게 산다

작가
가쿠다 미쓰요
출판
북라이프
발매
20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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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은 왜?

얼마전 사노 요코의 <문제가 있습니다>를 읽었었다. 그냥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그녀의 에세이가 참 재밌었는데, 비슷한듯 좀 더 섬세하고 소소하게 40대로의 진입을, 중년을 맞이하는 감정을 담은 에세이가 나와서 읽게 되었다. (사실 표지가 넘 맘에 든다 ㅋㅋㅋ) 귀요미 고냥이랑 흐느적 누워있고 거기에 빨대로 커피라니! 흐흐 제목과 매칭도 잘 되고 개인적으로도 맘에 들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여러모로 맘에 들었던 "무심하게 산다"



변화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변화함으로써 새로운 내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새로운 내가 오랜 '나'보다 '못하는 것'이 늘었다고 해도 역시 새로운 것은 받아들이면 즐겁기 마련이다.

(중략)

더구나 나이를 먹는다는 말은 불가능한 일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p.11



#2 중년? 갱년기? 그게 뭐져?

이 책은 일본에서 가쿠다 미쓰요 작가가 중년을 맞이하면서 느낀 것들을 적은 에세이집이다. (저자인 가쿠다 미쓰요 작가는 소설 <종이 달>로도 유명한 일본의 소설가! 게다가 나오키상도 받은 작가다) 사실 중년이라고 해서 너무 동떨어 지는 얘기면 어쩌지? 라는 걱정도 했는데 너무 편안하게 유쾌하게 소소하게 그 느낌을 정리해나간다.


중년의 여성 하면 가장먼저 생각나는 흰머리, 갱년기! 특히 갱년기 같은 경우는 TV광고에 건강보조식품이 나올 정도로 대중적인 걱정거리다. 아직 멀었어도 그때되면 난 어떤 느낌이 들까, 똑같은 나 인데 그 변화가 너무 크게 다가오면 어쩌지? 이런 걱정을 하곤 했는데, 작가 가쿠다 미쓰요의 일상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런 걱정은 싸악 사라진다.



어쩌면 나는 10대 때부터 갱년기적 체질과 갱년기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닐까.

(중략)

막상 진짜 갱년기가 찾아왔을 때 잘 아는 증상들인지라 바로 익숙해질 수 있을까.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하는 시간들이 그리워질 정도로 말도 못할 만큼 힘겨운 시간을 보내게 될까.

p.100



그녀 역시도 이런 점에서 걱정했지만 막상 갱년기의 '증세' 라는 것이 딱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의심가는 현상'일 뿐이고 이건 갱년기의 증상이 아니라 상황의 문제(더워서 땀이 난다든지) 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막 짜증을 낸다는 것도 본인은 10대때 부터 해왔는데 과연 갱년기라고 해서 그게 더 심해지거나 하겠냐며, 오히려 익숙해일 수도 있겠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맞이하는 자세에 따라 갱년기라는 단어가 더 크게 다가오기도, 혹은 그냥 소소한 변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이런 작가의 생각을 보다가 한편으로는 이를 마케팅적으로? 혹은 중년여성에 대한 제약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갱년기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확대해석하는 사회라서 우리가 이렇게 걱정하는 것은 아닐까? 사실 작가가 말했듯 변화는 있을 지언정 크리티컬 한 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겉보기에 늙어 보이는 건 사실이니 어쩔 수 없다 쳐도 흰머리가 만들어내는 '단정치 못한 인상'은 나도 역시 피하고 싶다.

p.111


흰머리와 새치머리염색도 ㅋㅋ 나랑 너무나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놀랬다. 나 역시도 '새치머리? 뭐하러 염색해 그냥 하얗게 놔둬야지~' 이랬는데 가쿠다 미쓰요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흰머리는 한꺼번에 나는 게 아니라 듬성듬성 나고 그럼 한 순간에 인상이 지쳐보이고 단정치 못하게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도 결국 염색(브릿지)를 하게 되었다고 ㅎㅎ 단순히 나이가 들어보여서 하는 게 아니라 '단정한 모습'을 위해 했다는 그녀, 과거엔 머리 하나하나에 집중했지만 이젠 왜 그랬을까 하며 과거만큼 머리에 대한 집착이 줄어들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보며 역시 나이가 드는 게 중요한 사건이 아니라 그걸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 생각의 전환이 중요한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3 <무심하게 산다>는 누구에게나

<무심하게 산다> 는 중년여성 뿐 아니라 모두가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집이다. (물론 귀여운 일러스트도 한몫한다 ㅋㅋ) 그냥 젊을 적 누구나 해봤을 생각, 나이가 먹어가면서 경험하거나 느낀 것들, 그리고 당장 중년에 맞이한 분들 모두가 공감하면서 읽을 에세이다. 그래서 중년은 아직 먼 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이미 가쿠다 미쓰요 작가가 했었고, 그녀의 방식대로 중년을 맞이하는 모습은 "그래 중년 별거 아니네?! 중년의 나도 나일 뿐이야"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어느 나이대의 사람이든 다 재미있게 공감하며 읽기 좋은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