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Books

[샘터] <문제가 있습니다> : 서슴없이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는 동화작가 사노요코의 솔직한 일상에세이

문제가 있습니다





1.<문제가 있습니다>는 이런책이다.


이 책은 일본작가인 사노 요코가 쓴 솔직 담백하게 써내려간 에세이집이다. 이미 사노요코는 <사는게 뭐라고>, <열심히하지 않습니다>, <죽는게 뭐라고> 등의 저서에서 이미 쿨함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책에서도 역시나 솔직하고 진득하게 삶을 서술했다.

그녀가 쓴 책들을 보고 <문제가 있습니다>를 보면 그냥 에세이 작가인가? 싶지만 찾아보니 그녀는 바로 "동화작가"!! 서점에서 "사노 요코"를 검색하면 다양한 동화책이 나온다. 처음엔 절대 저자가 동화작가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동화작가라는 말엔 순수하고 밝은 이미지가 따라오고, 책을 읽다보면 사노요코는 좀 더 쿨하고 살짝 삐딱하기도 한 느낌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책에서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다 드러냈다.

누구나 마음속에 부정적인 생각이나 삐딱한 생각이 다 있지만 사실 그걸 제대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감추기 바쁜에 사노요코는 서슴없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생각을 표현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가끔은 불편하기도 하고 가끔은 동지애가 생기기도 했다.




2. 사노 요코와 책


그녀가 쓴 다양한 이야기 중에서 개인적으론 책과 관련된 부분이 많이 기억에 남았다. (사실 주로 홍보되는 사노 요코가 그녀의 엄마랑 얘기하는 그런 부분은 취향에 맞지 않았다. )

지금은 너무나도 책이 흔하고 쉽게 접할 수 있고, 금지되지도 않는 풍족한 시대 인데, 사노 요코가 살았을 때(어렸을 적)에는 책이 귀했고 금서가 존재했기에 지금은 접할 수 없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에 애착이 많은 나와는 다른 요코만의 독특한 책 처리법(보관법?)이 있다. 처음엔 그녀도 엄청 책을 사서 모으곤 했는데 그게 부질없음을 느꼈다. 이내 좋은 책은 누구에게 빌려주어서 없고, 읽기싫은 책도 보관할 데가 없어 줘버리는 그런 신기함! 누구에게 줬는지도 기억 못하고 내가 소유하지 못하는 책이지만 사노 요코와 같은 방법이 한 편으로는 참으로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난 절대 그렇게 못하겠지 ㅎㅎㅎ)

그리고 그녀가 책을 대하는 그 솔직함! 정말 "취미"라서 그냥 읽는 거고 그게 100% 다 뭔가 남는 것도 아닌 배경음악 같은 책읽기.


"나는 책을 읽어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이다. 인격이 고급스러워 지는 것도 교양이 깊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때 그때 놀라고 싶을 뿐이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나의 변변찮은 경험이 아닌 타인의 귀중한 경험을 나눠 받기 위해서이고, 보통 사람에겐 없는 재능을 접함으로써 나의 가난한 마음을 잊고 싶기 때문이다."  p.149


겉으로는 교양있는 척, 문화인인 척 책을 읽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가 마치 사노요코와 같은 마음에서 책을 읽는 건 아닐까? 솔직하면서도 읽는이의 정곡을 딱 찌르는 그녀의 서술은 항상 뜨끔하면서도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3. 시크한할머니 사노 요코


" 후회할지라도 나답게 살아가는 솔직담백한 일상의 유쾌함 " 이라는 말을 책 소개에서 보았는데, 정말 이 표현이 딱인 것 같다. 시크한 할머니 사노 요코는 어느새 독자의 마음을 헤집고 들어가 솔직담백한 속마음을 논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녀만의 직설적이면서도 유쾌한 일상 생각은 또다른 재미를 준다. 이 책은 가르치려 들거나 감성만을 불러일으키는 책이 아닌 조금은 불편하지만 솔직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에세이집이 아닐까 싶다.